오사카성(大阪城)은 단순한 성곽이 아니라, 일본 역사의 격변을 견뎌온 장소로서 전국시대의 패권 다툼, 에도 시대의 평화, 메이지 유신기의 변화 등을 모두 품고 있는 상징적인 유적지다.
기자는 3월 16일부터 19일까지 간사이 지방의 오사카, 교토, 나라, 고베를 여행하며 오사카성을 다시 찾아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오사카성은 일본의 전국시대와 에도 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 역사의 중요한 무대가 되어온 성곽이다.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 의해 축성돼 일본의 정치·군사적 중심지였다. 1615년 ‘오사카 여름 전투’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에 의해 함락되면서 도요토미 가문은 멸망의 길을 걸었다.
그 후 도쿠가와 막부는 오사카성을 재건하며 더욱 강력한 방어력을 갖추기 위해 성벽을 보강하고 해자를 정비했다. 그러나 1868년 메이지 유신 당시 신정부군과 막부군의 격전으로 인해 성은 큰 피해를 입었고, 이후 성의 주요 건물들이 소실되었다. 1931년 천수각(天守閣)이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복원됐으며, 1997년에는 대규모 보수 공사가 이루어져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오사카성의 주요 구축물들
천수각(天守閣) – 오사카성의 상징
천수각은 오사카성의 대표적인 건물로, 5층 구조이며 내부에는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생애, 오사카성 전투, 에도 시대의 문화와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천수각 꼭대기에서는 오사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다.

석벽과 해자 – 난공불락의 방어 시설
오사카성은 강력한 방어 구조를 자랑하는데, 그중에서도 성벽과 해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벽은 거대한 화강암으로 쌓여 있으며, 일부 돌은 100톤이 넘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해자는 내해(內濠)와 외해(外濠)로 구분되며, 오사카성이 여러 차례 함락되는 과정에서도 이 방어 시설 덕분에 적들의 공격을 수차례 막아낼 수 있었다.

구 제4사단 사령부 청사 (미라이자 오사카성)
1931년에 건설된 역사적인 서양식 건물은 2017년 새로운 활력 거점인 ‘미라이자 오사카성’으로 리뉴얼됐다. 지하 1층은 뮤지엄, 1층은 관광 기념품점과 카페, 다코야키 매장 등이 있으며, 2~3층은 레스토랑, 옥상은 테라스석으로 사용되고 있다.

센간야구라(중요문화재)
오테몬을 북쪽에서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이층 건물. 화승총의 총부리를 내밀어 적을 겨냥하는 ‘총안’이 있다.

호코쿠진 신사(풍국신사)
오사카성 사쿠라문 앞에 있는 신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를 신으로 모시는 곳이다. 원래는 오사카시청 자리에 있었으나, 오사카시청 확장에 따라 1962년 현재의 자리로 옮겨졌다. 입구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는 과거 윤봉길 의사가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폭탄을 투척한 뒤 일본으로 이송되어 사형 전 약 한 달간 수감되었던 위수형무소가 있었다.


오사카성을 나오면서
오사카성은 일본을 대표하는 성곽이자, 전국시대의 치열한 역사적 무대였다. 호코쿠진 신사(풍국신사) 또한 일본인에게는 의미 있는 장소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이곳은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곳이기도 하다.
오사카성을 건설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을 침략한 장본인으로, 한국인에게는 부정적인 인물이다. 임진왜란(1592~1598) 당시 일본군이 이 성에서 조선을 침략할 계획을 세웠고, 그 여운이 지금도 남아 있다. 성 안에 전시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초상화나 관련 유물들을 보며, 임진왜란의 역사적 아픔을 떠올리는 한국인도 많다.
과거 침략의 역사는 분명 뼈아픈 기억이지만, 현재 오사카성은 전쟁이 아닌 문화와 교류의 공간이 되었다. 권력 다툼의 상징이었던 이곳이 이제는 관광 명소가 되었듯, 역사의 교훈을 통해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자는 성을 걸으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망을 떠올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전략을 되새기며, 메이지 유신기의 변화를 상상하는 시간여행을 했다.
오사카성은 우리에게 역사 속에서 배우고, 현재를 성찰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가르쳐준다. 그것이 바로 오사카성이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계속 좋은 역사유적지를 자세히 소개해 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재수 독자님! 매번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기사 더욱 열심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