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대화노인종합복지관 최윤정 관장이 10월 12일 노인의날을 맞아 노인복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다.
최윤정 관장은 1994년 4월 서울시 노원노인종합복지관 근무를 시작으로 고령자취업, 노인상담, 치매중풍노인 주간보호, 경로당활성화 등 굵직한 실무를 담당해 온 30년차 베테랑 노인복지전문가다.
최윤정 관장은 27일 복지관장실에서 기자와 만나 “사회적으로 모든 관심이 산아제한에 쏠려있던 시기, 노인문제는 사실상 불모지에 가까웠다”며, “베이비붐세대가 가져올 노인복지문제의 심각성을 예견하고 이에 관한 실무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최 관장 사무실에 들어서자 ‘고령친화 및 세대공존 문화조성을 위해 노력하는 리더’라는 표어가 그의 선견지명을 압축적으로 시사했다. 또 다른 한편에 놓인 ‘나의 일이 가장 의미있고 즐거운 사회복지사’란 자기암시 글귀도 예사롭지 않았다.
최윤정 관장은 2011년 3월, 제5회 전국노인자원봉사 대축제 당시 사무국 운영을 총괄하는 사무국장직을 수행했고, 2016년 2월 금천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위원장 겸 사무국 실무를 총괄한 바 있다.
현재 수행하는 대외활동도 왕성하다.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부회장 ▲고양시지역사회보장대표협의체 위원 ▲한국마사회 일산지사 지역상생협의회 위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위원 ▲고양시 노인복지기금 운영심의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과거 이력을 보면 그가 이번에 왜 국민훈장을 수여했는지 선뜻 수긍된다. 최윤정 관장 이력엔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평가위원 ▲전국노인복지관 평가개발 위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배분사업평가지원단원 ▲금천구 지역사회복지실무협의체 위원장 ▲한국에너지재단 복지실행위원 ▲노인일자리 서포터즈 사업멘토 ▲서울지방병무청 생계심의원 ▲서울 금천구 등급판정위원회 위원 ▲서울시복지재단 전문위원 ▲서울지방병무청 생계심의원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최윤정 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노인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가 있으신가요?
노인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움트기 시작했을 당시 종합복지관에서 노인복지든, 아동복지든, 청소년복지든 다양하게 진행됐죠. 노인만을 위한 복지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1989년 국내 최초로 중부노인복지관이 세워졌어요. 노인인구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각 지자체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구요. 당시 정책적으로 지자체가 노인복지관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Q. 국민훈장 석류장은 정말 광범위한 국민을 추천대상으로 하는 상 아니겠습니까. 정말 훌륭한 많은 분들이 경쟁상대일 수밖에 없고, 어려운 상을 받으셨습니다. 노인복지 관련, 국민훈장을 수상할 만큼 특별히 관심을 두고 차별화한 부분이 있나요?
노인복지관에서 노인이 되기 전부터 노년기에 어떠어떠한 어려움과 삶을 당면하게 될 테니, 미리 힘을 기르자고 강조합니다. 이를 테면, 정신적인 건강, 신체적인 건강, 재정적인 건강, 사회적인 관계 등 두루두루 스스로 자기를 돌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다는 것이죠. 이러한 힘을 기르기 위한 여러 가지 영역의 서비스를 개발해 지원한 것이 제가 지향하고 싶은 노인복지 방향입니다.
Q. 시니어기자단 발족도 관장님의 제안이었나요?
사회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분들의 재능을 살려, 사회 전반에 선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젊은세대들에게는 본인 미래에 노년의 삶을 미리 들여다보는 거울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진정한 노인복지는 보살핌 받는 존재가 아니라, 당당한 사회구성원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사회복지 개념을 정리한 저술도 있습니다. 공동저서로 ‘사회복지사 40인의 일과 사랑 그리고 삶을 다룬 사회복지사 이야기2’를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논문으로는 ‘요양보호사 양성교육이 직업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냈구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자원은 다양합니다. 금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적 차원의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도 중요하죠. 노인복지관이 수행하는 다양한 사업들도 예방적이고 통합적인 기능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사회복지 분야에 궁금증을 갖고 있는 예비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주셔서 동참했습니다.
Q. 사회복지사 자격제도 관련, 다양한 지적이 따릅니다. 어떤 개선이 필요할까요?
사회복지사라는 직업 자체가 자격을 취득해야 하는 직업군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의사, 간호사, 변호사와 같은 전문가 기준과 사회복지사를 바라보는 기준이 다르지요. 한편으론, 사회복지사 자격이 다소 남발되는 경향도 갖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 양성 과정을 비롯한 전반적 제도가 좋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숙제가 있습니다.
Q. 사회복지사로 출발하려는 후배들께 당부 말씀이라면?
사회복지사는 단순한 직업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회복지사란 직업에 나의 사회적 가치, 내 삶의 가치가 융화되는 직업입니다. 단순한 직업으로 인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직업을 뛰어넘는 나만의 가치를 찾아야 합니다. 사회가 제공하는 도움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의 노력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직업을 직업만으로 바라보지 말고, 나만의 가치를 더하는 후배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Q. 최근 저출생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저출생 관련해선 육아가 핵심적인 난제죠. 과거 대가족 제도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대가족 제도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가족 제도를 통해 공동체가 자식들을 양육하는 환경이 조성됐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처럼 핵가족으로 변하니 과거처럼 공동체에 의지해 자식을 키울 수 없는 환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거기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대가족 제도가 제공하던 순기능을 우리 사회가 깨달아야 합니다.
Q. 그렇다면, 육아에 있어 동네마다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경로당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손주를 끔찍히 사랑하는 어르신들의 지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경로당이 보육시설의 한 대안이 될 수 있는 가능성, 특히 비용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아이들을 돌본다는 것은 노년의 행복이기도 하고 삶의 에너지가 채워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노인복지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민들도 자주 오셔서 노인이 되기 전에 배울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어르신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이런 고민을 얘기하고 같이 즐기는 문화가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