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품은 도심 속 오아시스, 서울 탑골공원

탑골공원이라는 이름은 이곳에 있던 원각사 10층 석탑에서 유래되었다. 공원 터는 고려시대 이곳에 흥복사(興福寺)라는 사찰이 있었던 곳으로, 이 흥복사는 조선 태조 때 조계종의 본사였다. 1464년(세조 10) 불교에 대한 신앙심이 깊었던 세조가 원각사(圓覺寺)로 개명하고 중건하였다.

탑골공원은 1897년 대한제국 고종 때 원각사(圓覺寺) 터에 조성된, 한국인이 세운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다. 1899년부터 1905년 사이에 조성되고, 1920년 대중에게 개방되었다. 고종은 서울을 근대화된 도시로 만들고자 이곳을 근대식 공원으로 계획하였다. 최초 건립 당시에는 담장과 문을 타원 형태로 만들고 팔각정과 군악대 음악당을 새로 지었다. 이후 몇 차례의 공원 계획을 거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탑골공원은 3·1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1919년 3월 1일, 4000~5000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모여 12시를 알리는 소리와 함께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고 팔각정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였다. 여기서 시작된 만세시위는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1979년에는 3·1운동 60주년을 맞아 공원을 정비해 넓혔다. 탑동 공원, 파고다 공원 등으로 불리다가 1991년 10월 11일 탑골공원으로 개칭했고, 2011년 7월 28일 서울 탑골공원으로 명칭을 재변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탑골공원 배치도. 공원내 안내판 캡쳐. 사진=우성윤

탑골공원의 다양한 시설들: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 사진=우성윤

탑골공원의 역사적 가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국보 제2호로 지정된 이 석탑은 고려시대의 불교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현존하는 대한민국 국보 지정 석탑 가운데 가장 후대에 속하는 것으로, 그 형태와 평면이 특수하며 모두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

석탑은 1467년(세조 13년)에 세워졌으며, 3층의 기단과 10층의 탑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탑에는 인물과 화초 무늬 등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맨 위 3층은 새똥 등에 의해 부식되어 오랫동안 무너져 있던 것을 1947년에 원상태로 복구하였다. 2000년에는 표면 훼손이 심각해 유리 보호 장치를 씌운 상태다.

2010년 12월 27일, 문화재청은 종전 명칭인 ‘원각사지십층석탑’을 행정지역 명칭 표기 부기 및 한글 맞춤법(띄어쓰기)을 적용하여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으로 변경하였다.

탑골공원 필각정.독립선언문이 낭독되었던 곳으로 탑골공원의 상징적인 공간. 사진=우성윤

탑골공원 팔각정은 1897년에 건립되었으며,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위해 군악대의 연주 장소로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시기에 건립되어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팔각정은 황실 관현악단이 사용하던 황실 음악 연주소로 활용되었다.

당시에는 일요일에 한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었으며, 관현악 연주를 듣고자 많은 시민들이 팔각정을 찾곤 했다. 이후 1913년 7월부터는 평일에도 일반인에게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더욱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게 되었다.

의암 손병희 선생 동상. 3.1운동을 주도했던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인 의암 손병희 선생의 동상. 사진=우성윤
원각사비각. 사진=우성윤
원각사비. 원각사의 창건 내력을 적은 비. 조선 성종 2년(1471)에 건립됐다. 사진=우성윤
3.1운동 기념탑. 사진=우성윤
『3·1 운동 부조』 전국의 3.1운동 장면을 설명하는 부조물이 북쪽 담에 여러 개가 있다. 사진=우성윤

서울 탑골공원은 단순히 도시 속의 녹지공원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이 발생한 역사적 현장이며, 동시에 시민들에게 휴식과 여유를 제공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이곳은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도시 생활이 공존하는 장소로,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지니며 서울 시민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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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윤 기자
우성윤 기자
현재 고양시니어신문 기자, 숲해설가와 문화해설가(궁궐해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30년 근무 했고, 전쟁기념관 도슨트, 성남문화해설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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