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안동 ‘병산서원(屛山書院)’

병산서원은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에 있는 서원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사립 교육기관으로 서애 류성룡 선생과 그의 제자이며 셋째 아들 수암 류진을 배향한다. 2010년 7월 31일 하회마을의 일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고, 2019년 7월 6일에는 ‘한국의 서원’ 중 하나로도 등재돼 옥산서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2관왕이 됐다.

기자는 11월 10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관광학과 스터디 학우들과 안동지역 병산서원, 하회마을과 봉정사를 다녀왔다.

복례문(復禮門), 병산서원의 정문. 서원의 정문은 삼문이 일반적인데 병산서원의 삼문은 가운데 칸만 판문이고, 좌우로는 담장과 구분되는 벽채를 한 칸씩 두고 있다. 사진=우성윤.

조선시대의 서원

조선시대 사립 교육기관인 서원은 중종 대의 사림파에 의해 건립되기 시작하여 선조 대에 사림파가 중앙 권력을 장악하면서 급속도로 확산했다. 건물 배치나 교육 내용 및 제향 인물이 국립 교육기관인 성균관과 향교는 획일적인 데 비해, 지방 사림이 주도하는 서원은 자율적인 성격을 가져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준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서원의 건물 배치는 성균관이나 향교와 마찬가지로 교육을 위한 공간과 제향을 위한 공간으로 구분되었다. 다만 제향을 위한 공간이 대성전, 동무, 서무로 구분되지 않고 하나로 통합되었다는 점에서 달랐다.

병산서원 건물 배치도. 홈페이지 캡쳐.

서원의 구성과 배치

조선시대 성균관과 향교에는 공자를 비롯하여 맹자, 증자 등 유교 성인들을 모셨다. 공자를 모신 건물은 대성전(大成)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통일했다. 대성전 앞의 좌우에 유교 성인들을 모신 건물을 무(廡)라고 하였다. 동쪽의 무는 동무(東廡), 서쪽의 무는 서무(西廡)다. 대성전과 동무, 서무는 유교가 공자를 중심으로 동무와 서무에 배향된 탁월한 제자들에 의해 유지, 발전됐음을 상징했다.

반면 서원에는 지역사회의 저명한 유학자를 모셨고, 이들을 모신 건물을 사당(祠堂) 또는 사우(祠宇)라고 했으며 사원마다 이름이 달랐다. 서원의 사당에는 대성전과 달리 동무나 서무 같은 무(廡)가 없다. 서원의 사당에 동무와 서무를 두지 않는 이유는 서원 사당에 배향되는 유학자가 공자의 제자임을 표시하기 위해서였다.

서원에서 유교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성균관이나 향교처럼 명륜당(明倫堂)이라고 한 곳도 있지만 다른 이름을 붙인 곳도 많다. 병산서원에서는 유교 교리에 들어가는 당이란 뜻으로 입교당(入敎堂)이라 하였고, 도산서원에서는 유교 교리를 전하는 당이란 뜻으로 전교당(傳敎堂)이라고 했다. 서원의 강당 앞 좌우에는 기숙 시설이 있다. 기숙 시설은 향교처럼 동재(東齋)나 서재(西齋)라고도 하지만 독자적인 이름을 불이기도 했다.

향교가 성균관의 건물 배치와 같이 전묘후학(前廟後學)을 기본으로 하였던 것에 비해 서원은 전학후묘(前學後廟)가 기본이었다. 즉, 서원에서는 평지라 하더라도 대성전에 해당하는 사당을 대지의 가장 안쪽에 두어 신성시했다.

병산서원 동직재(동재). 사진=우성윤.
병산서원 정허재(서재). 사진=우성윤

병산서원은 대한민국의 서원 중에서 유일하게 교육기관으로서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곳이다. 후학들이 돈을 모아 비교적 교통이 편한 안동시 풍산읍에 풍산고등학교를 설립하여 공식적인 후신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기타 건물들

만대루. 강학과 휴식의 공간. 정면 7칸, 측면 2칸의 누마루 건물이다. 7폭 병풍에 낙동강 하얀 백사장과 병산의 풍경을담은듯하다 하여 병산서원에서 최고의 건물로 꼽힌다. 사진=우성윤.
신문. 신성한 사당 존덕사로 들어가는 영혼의 문으로 3칸의 지붕을 하나로 덮은 평삼문 형식이다. 사진=우성윤.
전사청. 향사 전날 주사에서 준비한 제수를 법식에 맞게 가공하고 보관하는 곳. 신성한 제수를 보호하기 위해 사방에 담을 두르고 부엌, 온돌방, 마루방을 각 1칸 씩 놓고 바닥을 높여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도록 설계됐다. 사진=우성윤.
장판각. 책을 찍는 목판과 유물을 보관하던 곳으로 입교당 뒤쪽에 위치하고 있다. 습기를 피하기 위해 바닥 밑을 띄우고 정면에 모두 판벽을 달았다. 사진=우성윤.
광영지. 유생들의 유식을 위해 조성한 천원지방(天圓地方) 형태의 연못. 작은 규모이나 수심양성을 근본으로 학문에 정진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서원의 정원이다. 사진=우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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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윤 기자
우성윤 기자
현재 고양시니어신문 기자, 숲해설가와 문화해설가(궁궐해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30년 근무 했고, 전쟁기념관 도슨트, 성남문화해설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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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지난 여름에 다녀 왔는데~ 옛 선조들이 얼마나 교육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했는 지를 많이 느끼고 왔습니다 교육기관이 갖춰야 할 조건 중에 중요한 교육환경을 너무 잘 배려한 멋진 곳이라는 체험하고 왔지요 좋은 내용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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