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슈타트는 오스트리아 오버외스터라이히주 그문덴군의 마을입니다. 할슈타트호에 가까이 있으며 알프스 기슭의 호수 지역 잘츠카머구트 지방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는 경승지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고 마을의 꼭대기에 위치한 공동묘지에서 출토된 철기 시대 유물들로 유럽의 초기 철기 문화를 일컫는 “할슈타트 문화”가 이에서 유래됐습니다. 10월 13일부터 21일까지 다녀온 동유럽 여행기를 소개합니다. 일부 사진은 비가 오고 날씨가 흐려 사진이 선명하지 못합니다.
[동유럽 여행일기(1)] 체코 체스키크룸로프
[동유럽 여행일기(2)] 체코 프라하 중앙광장의 ‘천문시계’
[동유럽 여행일기(3)] 헝가리 부다페스트 야간관람 명소 ‘어부의 요새’
할슈타트는 유리알처럼 맑은 호수를 따라 전통 가옥이 모여 있어 동화 속 마을 같다. 할슈타트호의 남서쪽, 다흐슈타인 산맥의 서쪽에 위치하며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할슈타트는 자연경관뿐 아니라 세계 최초의 소금광산으로 유명하다. 이 아름다운 풍경과 지역의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할슈타트-다흐슈타인 잘츠카머구트 문화경관’이란 이름으로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현재는 소금산업이 에벤호 지역으로 옮겨감에 따라서 관광산업이 할슈타트의 주된 산업이 됐으며, 아름다운 호수와 산을 깎아서 만들어진 마을로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다.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탓 ‘관광객 사절’ 시위까지 하는 마을
알프스 자락의 만년설 봉우리 아래 고즈넉한 호숫가에 오래된 예쁜 집들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은다.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오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다. 2006년 방영된 한국 로맨틱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아시아 전역에 할슈타트 마을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확산 시켰다. 오죽하면 2012년 중국에는 할슈타트 마을을 그대로 본뜬 마을이 조성될 정도였다.
할슈타트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두 주인공 엘사와 안나가 사는 도시 아렌델의 모티프가 된 마을이라고 한다.
거주하는 주민은 700여 명인 이 마을에 최성수기에는 하루 1만 명 안팎의 관광객이 몰려와 제대로 살 수가 없다는 이유로 시위를 하며 하루 관광객 숫자를 제한하고 오후 5시 이후 단체관광객 버스를 들이지 말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도 이 마을 경제에 관광객들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래도 너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입을 모은다.
할슈타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1181년에 지은 성당이다. 옛 고딕 양식을 잘 보존한 이 성당의 건립에도 사연이 있다. 소금 광산은 마을에 풍요를 가져다줬고, 탄탄한 경제적 기반이 ‘할슈타트 문화(유럽 초기의 철기문화)’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지하 광산에서 소금을 캐는 것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에 마을에서는 광부들의 불안을 달래주기 위해 성당을 지었다고 한다. 이 성당은 마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어 길을 알려주는 북극성 같은 역할을 한다. 할슈타트처럼 과거 역사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내일의 길잡이가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다.
마을 정경을 감상하는 스카이워크 전망대
이 마을의 소금 광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희고 높은 산’ 닥슈타인(Dachstein)에 올라야만 한다. 이 구간에 푸니쿨라(산악 기차)를 설치해 관광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물한다. 또 가파른 산을 오르는 짜릿함을 즐기고 나면,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의 정식 명칭은 벨테르베블리크(Welterbeblick)로 ‘세계유산 전망’을 의미한다. 하늘이 담긴 듯한 아름다운 호수의 정경에서 그 옛날 광부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