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현종이 숨어 지냈던 사찰 진관사(津寬寺)

진관사 대웅전.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는 중심 전각. 사진=우성윤

진관사(津寬寺)는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길 73(진관동 354)에 위치한 비구니 수도도량으로 대한불교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의 말사다. 최근 방영중인 사극 「고려거란전쟁」의 주인공 고려 제8대왕 현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진관조사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지은 절이다. 현재 대웅전, 명부전, 홍제루, 적묵당, 나한전, 독성각, 칠성각, 나가원, 함월당 등의 건물이 있다.

유력한 왕위계승 후보였던 대량원군(大良院君) 왕순(王詢)이 이모인 천추태후와 김치양에 의해 진관(津寬)이라는 승려가 홀로 수행하던 작은 암자, 신혈사(神穴寺)로 쫒겨 났으나 스님의 보호를 받아 살아 남아 왕위에 오른 후 스님의 은혜에 보답코자 세운 절이다.

진관사가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은 고려 현종의 목숨을 구한 사찰임과 동시에 조선 태조 때부터 이어져 온 수륙대제(국가무형문화재 제126호) 덕분이기도 하다. 수륙대제는 땅 위, 물속의 모든 의지할 곳 없는 영혼들과 아귀(餓鬼)를 위하여 법요를 열고 음식을 공양하는 행사이다. 해마다 음력 9월에 거행되고 있다.​ 행사 때 오르는 각종 음식들은 한국 산사음식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다. 진관사 경내에 있는 ‘산사음식 연구소’에는 외국의 셰프들이 한국의 산사 음식을 연구하고 시식하기 위해서 이곳을 찾고 있다.

장독대. 음식의 기초재료인 간장과 된장을 보관. 햇빛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이다. 사진=우성윤

외국 귀빈이 자주 찾는 곳

향적당(산사음식체험관). 진관사 산사음식문화원은 1700년 동안 이어진 사찰의 음식문화와 그 정신을 계승함과 동시에 사찰음식의 대중화을 위해 진관사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산사음식을 배우고 맛보게 함으로서 한국의 깊은 마음과 불교의 정신을 알리고 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2015년 7월 18일 진관사를 방문, 한국의 사찰 음식을 체험했다. 당시 질 바이든 여사는 진관사 주지 계호스님과 총무 법해스님의 안내로 사찰 곳곳을 둘러본 후 녹차와 떡, 과일을 들면서 여성교육을 주제로 차담을 나눴다. 장독대를 둘러보면서 500년 전 국왕에게도 진상될 정도였다는 진관사의 된장을 보고 감탄했다. 진관사를 떠날 때 “다시 방문해 한국의 사찰음식을 맛보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 일본 총리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
2023년 5월 한일정상회담 중에는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이곳을 방문하여 전통차를 체험하고 전통 문화공연을 관람했다.

진관사의 다른 것들

벽초월(1878~1944) 스님과 태극기. 사진=우성윤
칠성각. 2009년 해체 시 태극기와 다량의 신문이 발견되었다. 사진=우성윤

2009년 칠성각 보수 당시 불단 뒷면에서 3.1운동 당시에 쓰였던 태극기와 신대한 2·3호, 자유신종보, 조선독립신문 32·40호 경고문 등 국외 독립운동과 불교계의 관계를 알려주는 유물들이 발굴됐다.

고려 현종 가계도. 두선백과 두피디아
고려왕조계보도. 이미지=두산백과 두피디아 캡쳐
우성윤 기자
우성윤 기자
현재 고양시니어신문 기자, 숲해설가와 문화해설가(궁궐해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30년 근무 했고, 전쟁기념관 도슨트, 성남문화해설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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