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건춘문 천정의 청룡도, 용은 사수 중 동쪽에 배치한다. 그림 캡쳐= 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p46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다. 청룡(靑龍)은 사신(四神)의 하나로 알려진 용의 일종이다. 모습은 일반용과 다를 것이 없지만 이름 그대로 몸이 푸른색을 띠고 있다.

용은 십이지 동물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다. 낙타 머리에 사슴 뿔, 토끼 눈, 소의 귀, 뱀의 목, 개구리 배, 잉어 비늘, 매 발톱, 호랑이 발을 가졌다고 전한다.

용은 강력한 힘을 지닌 왕이나 황제 등 최고 권력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였다. 왕의 얼굴을 용안(龍顏)이라고 불렀고, 왕이 일할 때 입던 곤룡포에는 가슴과 등, 어깨에 용무늬를 수놓았다.

우리 민속에서 용은 비와 물을 상징한다. 조상들은 용이 비구름을 다스린다고 믿었기 때문에 기우제에 용 그림을 썼고,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을 때는 용에게 풍어와 안녕을 빌었다. 거센 물살을 헤치고 용문에 오른 잉어가 용이 되었다는 ‘등용문(登龍門)’ 고사처럼 용은 출세의 상징이기도 했다. 용이 구름을 뚫고 승천하는 그림인 ‘운룡도(雲龍圖)’는 입신양명,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행 사상에서 청색은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동쪽을 상징하기 때문에, 청룡은 ‘동방을 수호하는 신성한 용’으로 여겨지며, 오행 중 나무(木)의 속성을 지니고 있고, 봄에 나타난다고 여겨졌다. 또한 바람을 다스린다고도 한다.

역사적으로 고구려와 고려의 고분 벽화에 사신도(四神圖)를 많이 그렸고, 조선 경복궁 건춘문 천장에는 청룡(靑龍)이 있다.

표 작성=우성윤

한국인 누구나 가지고 있는 ‘띠’는 십간과 십이지를 결합해 순서적으로 붙여진다.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 2025년은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이 된다. 그래서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이고 청룡의 해라 한다. 60 간지 한바퀴를 돌면 환갑이다.

운용도

용은 기린, 봉황, 거북과 더불어 사령(四靈)이라 불리는 상상의 동물로서, 우리는 실제로 용을 본 적이 없지만 그 모습을 9가지 동물로 상세하게 설명했다. 낙타(머리), 사슴(뿔), 토끼(눈), 소(귀), 뱀(목덜미), 조개(배), 잉어(비늘), 매(발톱), 호랑이(주먹)으로 그린 그림이 운용도 이다. 보완적 관계로 용이 기운을 내뿜어 구름을 만든다. 특히 용의 목 밑에 거꾸로 난 비늘을 역린이라고 해서 용의 급소다. 그 역린을 건드리면 분노해서 물어 죽인다고 한다. ‘역린을 건드리다’는 임금의 화를 돋구는 의미로 비유해서 가능한 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용은 다섯 종류가 있고, 각각의 방향을 상징한다. 청룡은 동, 백룡은 서, 적룡은 남, 흑룡은 북, 황룡은 중앙이다. 용은 구름을 타고 승천하기 때문에 비를 몰고 오는 동물로 인식해서 기우제에 활용했다. 흙으로 빗어서 용을 만든다. 우리의 고유어로 용을 ‘미르’라고 하는데 물의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