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3회 고양경제포럼이 12일 소노캄 고양에서 열렸다. 이날 한국항공대 박종서 교수가 AI·블록체인 기술이 촉발할 세계 경제 구조 변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박 교수는 생성형 AI가 에이전틱·피지컬 AI 단계로 진입하며 산업과 금융 체제를 재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을 “1만년 만의 경제 구조 변화”로 평가하며 기축통화 중심 질서가 ‘기축자산’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부채 구조, 미중 디지털 화폐 경쟁, 실물자산 토큰화(RWA) 등 글로벌 패권 변화 요인을 폭넓게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강연이 AI·블록체인 기반 미래 경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AI·블록체인이 이끄는 미래 경제 구조
제73회 고양경제포럼은 12일 오전 7시 소노캄 고양 이스트타워 1층 ‘다이아몬드홀’에서 진행됐다. 강연은 한국항공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박종서 교수가 맡았으며, AI·블록체인 기술의 진화가 금융체제·산업경제·글로벌 패권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는지 2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다뤘다.
박 교수는 생성형 AI가 이미 ‘에이전틱 AI’ 단계로 넘어섰고, 앞으로는 AI가 물리 세계에서 직접 행동하는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로 부를 창출하는 계층은 전체 인구의 0.1%에 불과하다”며 기술 격차의 심화를 지적했다. 이어 “다음 시대는 양자 컴퓨터가 주도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CPS)으로 보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
박 교수는 산업혁명을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CPS)’ 개념으로 설명하며 기술 융합의 핵심을 제시했다. 그는 “리얼 데이터와 지도 정보가 정확히 매핑되는 구조가 CPS의 핵심이며, 사이버 시스템인 스테이블 코인과 피지컬 시스템인 달러가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경제 단계가 열린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등장을 “1만년 만의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가동한 블록체인은 중앙집중 구조를 무너뜨리고 완전히 새로운 탈중앙화 체계를 열었다”고 말했다.
또한 “페이스북·구글 등 빅테크가 장악한 데이터 권력이 블록체인의 등장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탈중앙화는 각 노드가 동일한 복사본을 보유하는 구조로, 데이터 주권이 개인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미국 부채 구조와 기축통화 체제의 한계
박 교수는 미국의 부채 구조를 분석하며 기축통화 체제의 지속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미국 부채는 약 5경 원 수준이며, 월남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국채 발행과 달러 발행으로 경제를 유지해 왔지만, 중국과 일본의 국채 매입이 없으면 디폴트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때문에 미국은 스테이블 코인 중심의 새로운 금융 구조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했지만 이후 가치를 인정했고, 현재는 미국 경제 재편에 활용할 핵심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적 사고방식이 기축자산 체제 전환과 연결돼 있으며, 임기 말 세계 최고 부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의 혁신성과 잠재적 위험 요인
강의에서는 비트코인의 혁신성과 함께 시스템 리스크도 다뤄졌다. 박 교수는 “비트코인에는 주인이 없는 약 400만 개의 코인이 존재하며 이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필요 시 비트코인 일부를 압수해 국가 자산으로 편입하거나 스테이블 코인 발행 기반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새로운 경제 모델로 ‘프로토콜 경제’를 제시했다. 그는 “프로토콜 경제는 데이터를 제공하면 그 대가를 받는 구조로, 데이터가 직접 경제를 구성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블록체인·데이터 경제는 서로를 증폭시키는 구조로 결합하며, 이 과정에서 실물자산 토큰화(RWA)가 핵심 지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주식·채권·예술품 등 모든 실물자산이 블록체인으로 올라가 기축자산이 되는 시대로 이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중국의 CBDC 전략도 상세히 다뤘다. 그는 “중국은 국가 주도 디지털 화폐 정책을 강력히 추진 중이며, 이는 미국에 큰 압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정부·은행 중심 체계로는 속도 경쟁에서 불리해 민간 역량을 활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디지털 화폐 경쟁이 결국 기축자산 체제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웹3 시대 핵심은 ‘데이터 소유권’
박 교수는 웹3의 핵심 가치로 ‘소유권’을 꼽았다. 그는 “웹1은 읽기, 웹2는 쓰기, 웹3는 소유의 시대”라며 “NFT와 토큰 기반 디지털 희소성이 학생과 시민 모두의 디지털 증명서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블록체인은 모든 계약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관리하는 기술로, 기축통화에서 기축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의 핵심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아직 빙산의 일각이며 실제 변화는 이제 시작 단계”라며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고 ‘코인 찬반’만 논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행사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AI·블록체인 기반 미래 경제 구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