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곳곳에 흐르는 실개천과 소하천이 이제는 단순한 하천이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 속 힐링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종로구와 서대문구를 가로지르는 홍제천은 도심 한가운데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손꼽힌다.
홍제천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중국 사신을 접대하던 ‘홍제원’에서 유래했다. 이곳은 본래 하천 바닥에 모래가 많아 물이 늘 모래 밑으로 스며들어 흘렀다고 하여 ‘모래내’ 또는 ‘사천’이라고도 불렸다. 현재의 홍제천은 북한산 자락에서 발원해 한강으로 흐르는 하천으로,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은평구 불광동까지 약 4.5km에 걸쳐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긴 코스를 원하는 사람들은 안산과 북한산까지 연결된 길을 따라 더욱 여유로운 걷기를 즐길 수도 있다.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루는 홍제천
홍제천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진 폭포와 조경이 조화롭게 펼쳐진다. 물소리를 들으며 가볍게 걸을 수 있고, 곳곳에는 벤치와 쉼터가 마련돼 있어 잠시 쉬어가기도 좋다. 특히, 상류 구간에서는 북한산 자락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하류 구간에서는 다채로운 조경과 함께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서대문구 홍제천 하류에는 한때 홍제폭포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2024년 4월 이 폭포를 중심으로 ‘카페폭포’라는 특별한 공간이 탄생했다. 2300㎡(약 700평) 규모의 이 카페는 폭포를 내려다볼 수 있는 넓은 테라스를 갖추고 있으며, 서울 한복판에서 ‘폭포멍’을 할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개장 이후 입소문이 퍼지며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몰려들었고, 같은 해 9월 2층으로 증축할 만큼 인기가 치솟았다.
글로벌 명소로 자리 잡은 ‘카페폭포’
2024년, 카페폭포는 누적 방문객 168만 명을 기록했고, 매출액 23억 원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이 수익금 중 일부는 지역 사회에 환원되어, 서대문구 내 114명의 학생들에게 총 2억 원의 행복장학금이 지급되었다. 지역 경제와 교육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성공적인 모델이 된 셈이다.
카페폭포 2층은 단순한 카페 공간이 아니라 홍제천을 산책하는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쉼터 역할도 하고 있다. 운동 중 잠시 들러 간단한 간식과 물을 챙겨가며 쉬어가는 주민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깨끗하게 정돈된 공용 화장실과 봉사자들이 꾸준히 관리하는 청결한 주변 환경은 이곳을 더욱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 홍제천
홍제천은 남녀노소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으며,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와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최적의 장소다.
서울 도심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홍제천은 단순한 하천이 아니라,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카페폭포’와 같은 혁신적인 공간은 자연과 도시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더 이상 산책과 운동을 위해 멀리 떠날 필요가 없다. 집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느끼고, 커피 한 잔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홍제천이 우리 곁에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