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소재 ‘끽 비어컴퍼니’, 일본 최대 국제맥주대회 금·동메달 수상 쾌거

다양한 맥주를 만들고 있는 끽 비어컴퍼니 양조장. 사진=송경순

고양시 수제 맥주 제조·유통업체 ‘끽 비어컴퍼니(대표 홍중섭, 덕양구 소재)’가 지난 14일 ‘2024 인터내셔널 비어 컵(International Beer Cup, IBC)’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받은 데 이어 카테고리 챔피언에도 선정됐다.

1996년 시작된 인터내셔널 비어 컵은 일본수제맥주협회가 주관하는 일본 최대 규모 국제 맥주 대회다. 올해 대회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삿포로에서 개최돼, 20개국 370개 브루어리가 1423개의 맥주를 출품, 경쟁을 벌였다.

이번 대회에 끽 비어컴퍼니의 ‘새록(New Green)’ 맥주는 와일드 비어(Wild Beer) 부분에서 금메달을 받았고, 미생물 발효(Microbic Fermented) 부분에서도 챔피언(Gold of Golds)으로 선정됐다. 챔피언은 12개 주요 부분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맥주 중 최고의 맥주다. 또한, 끽 비어컴퍼니의 ‘츄라이(Chu Rye)’ 맥주는 호밀 맥주(Rye Beer) 부분에서 동메달을 받았다.

끽 비어컴퍼니 이충원 이사가 열정적으로 맥주 양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송경순

끽 비어컴퍼니 이충원 이사는 최근 이 업체 양조장에서 기자와 만나 “세계적인 무대에서 인정받아 매우 자랑스럽다. 이번 수상은 팀의 헌신과 맥주에 대한 깊은 열정이 반영된 결과”라며, “앞으로도 최상의 품질로 고객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충원 이사는 또, “끽 비어컴퍼니는 독창적인 맛과 품질로 수제 맥주 애호가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며, “이번 국제 대회 수상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그 품질과 맛을 인정받으며, 한국 수제 맥주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충원 이사는 “현재 생산 시설을 확장하고, 유통망을 강화해 국내외 시장에서 더욱 공고히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충원 이사와의 일문일답.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끽 비어컴퍼니의 이충원 이사입니다. 어릴 때부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그 연결의 도구로 맥주가 적합하다고 느껴 맥주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맥주 산업에 처음 발을 들인 건 양조사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제 MBTI가 ESTJ라 양조 외에도 영업, 회계, 교육, 국제심사 등 여러 분야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Q. 끽 비어컴퍼니를 소개해 주세요.

A. 끽 비어컴퍼니는 다섯 명의 양조사와 한 명의 연구원이 을지로의 작은 펍에서 시작한 맥주 양조장입니다. 맥주가 좋아 시작한 사업이에요. 여섯 청년이 함께 맥주에 대한 깊은 고민과 열정으로 우리가 원하던 맥주를 만들기로 결심했죠. 초기에는 집시 브루잉 형태로 다른 양조장을 돌며 맥주를 생산했습니다. 그렇게 집시 양조를 거쳐 2020년 경기도 고양시에 양조장을 설립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끽 비어컴퍼니 양조장 설립자들. 사진=끽 비어컴퍼니

Q. 끽 비어컴퍼니의 대표적인 맥주와 각 맥주의 특징을 알려주세요.

A. 끽 비어컴퍼니는 꿀꺽, 스밈, 캄캄, 느긋 등 음용성이 좋은 네 가지 맥주를 상시 양조하고 유통하며, 매월 새로운 맥주를 한 종류 이상 선보이는 ‘월간 끽비어’ 프로젝트를 운영 중입니다.

꿀꺽은 라거 맥주로, 보통의 라거보다 홉을 조금 더 넣어 레몬이나 허브 같은 상쾌한 느낌을 주어 꿀꺽 마시기 좋습니다. 국제맥주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했죠.

스밈은 에일 맥주로, 수제맥주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IPA 특유의 쓴맛을 줄였어요. 수제맥주 문화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국제맥주대회에서 금메달을 받았어요.

캄캄은 흑맥주로, 보통 흑맥주에 대한 ‘강하다’는 편견을 깼습니다. 도수를 낮추었지만 다크 초콜릿이나 커피 같은 풍미를 유지하여 캄캄하다는 색깔에 어울리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국제맥주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했어요.

느긋은 벨기에식 밀맥주로, 오렌지 껍질과 고수씨앗을 사용해 부드러운 질감과 풍미 속에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역시 국제맥주대회에서 은메달을 받았어요.

‘월간 끽비어’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재배 재료를 사용하거나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면서 저희만의 방향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끽 비어컴퍼니의 다양한 특징과 맛을 가진 맥주 제품들, 정면에서 시계 방향으로 꿀꺽, 루멘, 캄캄, 스밈 맥주가  놓여 있다. 사진=송경순

Q. 맥주 양조 사업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A. 워킹홀리데이로 갔던 뉴질랜드 네이피어라는 동네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당시 제가 살던 집 근처에 취미로 맥주 만드는 도구와 재료를 파는 홈브루잉 숍이 있었습니다. 궁금해서 들어갔는데 주인 할아버지가 맥주를 주셨어요. 그런데 당시 제가 알던 맥주 맛과 너무 달라 인종차별을 하는 줄 알고 매장을 나가려 했죠. 그런데 “내일 맥주 만드는 걸 보러 오라”는 할아버지의 말에 다음 날 보러 갔어요. 그 후 그 맥주를 다시 맛봤을 때 처음 마셨던 맥주와 비슷한 맛이 났고, 할아버지를 의심했던 제가 부끄러웠죠. 뉴질랜드가 맥주의 메카는 아니었지만 그 일을 계기로 맥주의 다양성을 알게 됐고, 제가 원하는 일도 찾게 됐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맥주를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며, 그 만남이 사람을 연결하는 데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양조 사업과 함께 맥주 관련 인문학 강의를 병행하는 이유는?

A. 처음에는 맥주만 잘 만들면 누구나 좋아하는 맥주를 만들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물론 모든 기본은 좋은 맥주를 만드는 데 있죠. 하지만 그 맥주를 즐기고 사랑하는 건 결국 사람이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문화를 알리려면 맥주에 대한 안내도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매장을 운영하시는 분들, 그리고 맥주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강의를 통해 안내하고 맥주로 소통하기 위해 교육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맥주인문학 강의를 진행하는 이충원 이사. 사진=송경순

Q. 꼭 만들고 싶은 특별한 나만의 맥주가 있다면?

A. 아직 미혼인데, 결혼을 하게 되면 지인들이 축하하러 왔을 때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결혼기념 맥주’를 만들고 싶어요. 이 맥주를 나누며 가족들과 친구들 모두가 즐거운 기억을 인생의 한 조각으로 가지고 갈 수 있길 바랍니다.

Q. 사업가로서, 강사로서 앞으로의 비전이 있다면?

A. 두 분야 모두에서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연결하는 것이 제 비전이자 목표입니다. 농사가 하루에 시작해서 끝나는 게 아니듯, 맥주를 만드는 날 바로 결과를 얻을 수 없듯이 천천히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 이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을 연결하고, 그 영향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길 바랍니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맥주를 좋아하게 된 그 순간을 떠올립니다. 앞으로도 그때의 기억을 잊지 않고 즐겁고 행복하게 맥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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