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숨겨진 보석, 남산골 한옥마을

남산골 한옥마을 광장. 확트인 마당을 중심으로 천우각, 청학지, 한옥, 공연관람석이 있다. 사진=우성윤

남산골 한옥마을은 일제강점기 일본 헌병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해방 이후에는 국군 헌병대와 수도경비사령부가 자리를 잡고 있어 군사보호구역이었다. 1989년 서울시가 남산 제모습 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이 부지를 매입하고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했다. 서울시는 시유지로 매입한 유휴지를 전통문화유산 보존구역으로 지정하고, 남산 북쪽 기슭인 필동 일대의 옛 남산골의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서울 시내에 있던 전통 한옥 다섯 채를 이전하여 복원하고, 1998년 4월 18일 남산골 한옥마을로 개장했다.

한옥마을이 들어선 필동 지역은 조선 시대에 흐르는 계곡과 천우각이 있어서 여름철 피서를 겸한 놀이터로 이름 있던 곳이다. 또한, 청학이 노닐었다고 하여 청학동으로도 불렸다. 청학동은 신선이 사는 곳으로 불릴 만큼 경관이 아름다워 한양에서 가장 경치 좋은 삼청동, 인왕동, 쌍계동, 백운동과 더불어 한양 오동(五洞)으로 손꼽히던 곳이다. 이곳의 옛 정취를 되살려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골짜기를 만들고 물을 흐르게 하였으며, 정자를 짓고 나무를 심어 전통 정원을 조성했다.

한옥마을 건물배치도. 안내 리플렛 캡쳐.

가옥(家屋) 및 옥호(屋號)

남산골 한옥마을 한옥배치도. 캡쳐 및 가공=우성윤

▲ 도편수 이승업 가옥
흥선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도편수였던 이승업이 1860년대에 직접 지은 집으로, 서울 중구 삼각동에 있었으나 남산골 한옥마을이 조성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옮겨 복원됐다. 대문간채와 행랑채가 안채와 사랑채를 둘러싸고 있는 큰 집이었지만, 지금은 안채와 사랑채만 남아 있다.

▲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조선 고종 때 오위장을 지낸 무관(武官) 김춘영이 1890년대에 지은 집이다. 원래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었으나 남산골 한옥마을을 조성하면서 이전했다. ‘ㄹ’자 모양을 하고 있으며, 안채와 주방, 광(창고)이 있다.

▲ 관훈동 민씨 가옥
민영휘가 민씨 일가를 거주하게 할 목적으로 지은 집이며, 원래는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있던 것을 남산골 한옥마을로 이전했다. ‘ㄱ’자 몸체에 ‘-‘형 행랑채가 있으며, 안채와 사랑채, 별채로 구성됐다. 2010년 이전에는 부마도위 박영효 가옥으로 알려졌으나, 사료 조사 결과 민영휘가 지은 집으로 밝혀져 명칭을 변경했다.

▲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齋室)
순종의 장인이었던 해풍부원군(海豊府院君) 윤택영이 딸인 순정효황후 윤씨를 순종에게 시집보내면서, 순종의 제사 행차에 불편을 덜기 위해 재실로 지었으며, 본래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던 것을 남산골 한옥마을로 이전해 왔다. 한자 ‘元(원)’자 모양을 한 한옥이다.

▲ 옥인동 윤씨 가옥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의 계후(繼后)였던 순정효황후 윤씨의 친가이며, ‘ㅁ’자 몸체를 하고 있다. 원래는 서울 종로구 옥인동에 있었는데, 건물 자체가 낡아 이를 본떠 재현했다. 하지만 나중에 추가 조사로 본래 순정효황후의 큰아버지인 윤덕영 소유의 가옥으로, 애첩에게 주기 위해 지어진 가옥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변 시설들

서울 천년 타임 캡슐. 멀리 남산타워가 보인다. 사진=우성윤

▲ 서울 천년 타임캡슐
서울시가 고려 시대 수도였던 개경에서 조선 시대 한양으로 천도(遷都)한 지 600년을 맞이한 1994년에 제작한 타임캡슐로, 천도 1,000년을 맞이하는 서기 2394년에 후손들에 의해 공식 개봉될 예정이다. 보신각 종을 본뜬 모양으로 제작됐으며, 부식 방지를 위해 진공 처리를 했고, 1994년 당시 사용했던 일상 용품 및 유물 등이 매장돼 있다.

▲ 천우각(泉雨閣)
남산골 한옥마을 입구에 위치한 누각으로, 입구에는 ‘泉雨閣’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매년 설날 및 추석 등 명절 행사 때 민속놀이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 전통 공예관, 카페
남산골 한옥마을 내에 위치한 공예관으로, 각종 전통 공예품을 전시·판매하며, 커피 외에도 전통 수제차 등 다양한 음료를 제공하는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 남산 국악당
공식 명칭은 ‘서울 남산 국악당’으로, 남산골 한옥마을 내에 있는 국악 전문 공연장이다. 국악과 관련된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

남산골 한옥마을의 다양한 역할

▲ 다채로운 문화 체험 프로그램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다양한 전통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전통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전통 공예 체험, 전통 음식 만들기, 한복 입어보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남산골 국악당에서는 수준 높은 전통 음악 공연이 펼쳐져 한국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 아름다운 자연 경관
남산골 한옥마을은 울창한 나무들과 아름다운 연못으로 둘러싸여 있어,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많은 사람이 사진 촬영을 위해 방문한다.

▲ 서울 시민의 휴식 공간
남산골 한옥마을은 서울 시민들에게는 도심 속 휴식 공간이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한국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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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윤 기자
우성윤 기자
현재 고양시니어신문 기자, 숲해설가와 문화해설가(궁궐해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30년 근무 했고, 전쟁기념관 도슨트, 성남문화해설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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