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공양왕릉(高陽 恭讓王陵), 왕 되기 싫었던 고려 마지막 공양왕 묘

고양 공양왕릉(高陽 恭讓王陵)은 고려 마지막 왕인 제34대 공양왕과 그의 부인 순비 노씨의 능이다. 고려 임금의 유해가 안장된 고려 마지막 왕릉이며, 대부분의 고려 왕릉은 북한 지방에 분포돼 있어 대한민국에서는 보기 드문 고려 왕릉이다.

공양왕은 고려 제20대 신종의 7대손이다. 위화도 회군으로 실권을 잡은 이성계가 왕으로 세우려 하자 도망갔다 잡혀와 즉위한 이름뿐인 왕이었다. 공양왕은 조선 건국과 함께 폐위되면서 공양군(恭讓君)으로 강등돼 원주로 추방됐다 태조 3년(1394) 삼척부에서 두 아들과 함께 살해됐다. 태종 16년(1416) 공양왕으로 추증되고 고양현으로 무덤이 옮겨지면서 능호를 고릉(高陵)이라 했다.

능앞에 있는 상석들. 사진=우성윤

무덤은 쌍능 형식으로 무덤 앞에는 비석과 상석이 하나씩 놓여 있고, 두 무덤 사이에 석등과 돌로 만든 호랑이 상이 있다. 이 호랑이 상은 고려의 전통적인 양식이며, 조선 초기의 왕릉인 태조와 태종 무덤과 양식이 비슷하다. 무덤 양쪽에는 문신상과 무신상을 세웠다. ‘고려공양왕고릉(高麗恭讓王高陵)’이라 적혀 무덤을 표시하는 돌은 조선 고종 때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양왕릉 안내각. 사진=우성윤

공양왕릉은 경기도 고양시와 강원도 삼척시 두 곳에 있는데, 문헌의 기록이 부족해 어느 쪽이 왕릉인지 확실히 알 수 없다. 고양시의 능은 조선 왕조가 인정하고, 삼척시의 능은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 둘 다 조선시대 문헌에 남아있다. 삼척의 공양왕릉은 봉분이 4기인데 공양왕릉, 왕자릉 2기, 나머지 하나는 시녀 또는 말의 무덤이라 전한다.

왕이 되기 싫다와 식사동 유래 안내판. 사진=우성윤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食寺洞)은 공양왕이 이곳에서 절의 밥을 얻어먹으면서 피신생활을 했다고 해서 지어진 지명이다. 관련된 지명으로 대궐고개, 어침(御寢), 박적(밥절)골이 있다. 식사동은 고양군 구이면(九耳面) 식사리였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원당면(元堂面)으로 됐다가 1996년 일산구 관할이 편입됐고, 2005년 일산동구에 포함됐다.

우성윤 기자
우성윤 기자
현재 고양시니어신문 기자, 숲해설가와 문화해설가(궁궐해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30년 근무 했고, 전쟁기념관 도슨트, 성남문화해설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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